청각장애는 여행의 장애물이 아니어야 한다.
- 미국 청각장애인 18명, 8월31일 한국 방문 -
언어 장벽은 여행에서 큰 장애물이다. 더구나 수화를 해야 한다면, 여행지에서의 의사소통은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외래객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한국도 이제는 여행 장애물이 사라지고 보다 다양한 계층이 한국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한국여행에는 장애물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청각장애인들을 초청하여, 한국의 아름다움을 눈과 마음으로 전달하는 ‘DeafNation 한국 투어’를 진행한다. 20명으로 구성된 투어단은 8월31일 입국하여 4박5일 동안 서울과 제주를 돌아보게 되며 자신들의 한국여행 추억을 전세계 청각장애인들에게 알리게 된다.
미국의 청각장애인단체인 DeafNation은 월 접속자가 700만명이 넘는 세계최대의 청각장애인 사이트인 deafnation.com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한국 투어단에는 deafnation.com의 운영자인 Joel Barish도 포함되어 있다. Joel은 한국의 주요 관광지를 직접 취재하여 한국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어서 deafnation.com에 올리게 된다. 특히 제주도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한 편, 이번 한국여행 참가자들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방문하여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수화로 강의를 하고 있는 Rania Johnson(1969년생, 여)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4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입양되어 한국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으나 “김치를 먹을 때면 마치 집에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잠재의식 속에 한국과 관련된 것들이 들어있는 것 같다”며, 이번 한국여행이 고향과의 인연을 쌓아가는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텍 사스에 살고 있는 Sam Dunn(1976년생, 남)씨도 4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어 한국에 대한 기억이 없으나, “한국음식을 맛보거나 한국에 관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나의 과거에 대한 희미한 기억과 꿈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미국으로 온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라 놀라운 추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츠버그에 살고 있는 Tia Abshier(1975년생, 여)씨는 10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경우인데,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한국을 기억하고 있고 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번 청각장애인 한국투어는 아시아나 항공의 협조로 이뤄졌는데, 아시아나 항공은 참가자 전원에게 한국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고 출입국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였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청각장애인을 초청하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공익 차원의 사업에 관광업계가 동참한다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며 “앞으로 한국관광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관련 기관들이 더욱 힘을 모을 것”임을 강조하였다.